2020년 6월. '맥주에 푹 빠져 휴식을 즐긴다'는 의미로 '호피홀리데이'를 시작했습니다. 시골마을의 작은 맥주 공방에 누가 찾을까 싶었지만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아주셔서 항상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올해 초 '의성라거'를 출시하면서 내심 걱정도 많았습니다. '과연 사람들이 찾아줄까?' 하지만 우려와 달리 출시 보름만에 전량 판매를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호피홀리데이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마음을 더욱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찾은 의성라거 두번째 배치. 의성라거가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다시 여러분을 찾아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의성에 자리 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국산 홉의 가치를 알고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중인 홉이든 농장 때문이에요. 맥주는 모든 재료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죠.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 수입의존 품목들의 ‘원자재 공급난’과 그로인한 가격급등이 반도체, 요소수 등 끝없는 연결고리를 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이 시점에서 ‘맥주재료의 순수국산화’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의 한 걸음을 떼 보려합니다. 의성에서 자란 홉으로 만든 수제맥주. 단순히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맥주가 가지는 아이덴티티를 가장 자연스럽고 멋지게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맥주를 만들고자 했어요.
‘가치를 마시고, 경험을 나누다’라는 저희의 슬로건 처럼, 보다 많은 분들과 함께 가치를 마시고 경험을 나누기 위한 콜라보레이션. 그 첫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의성라거(Uiseong Lager)는 의성 홉을 사용하여 다가올 봄, 여름의 계절에 어울릴 만한 청량감과 시트러스한 풍미를 가진 라거입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고맙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기에 수 많은 벽에 부딪히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계신 홉이든 농부님들과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하루 온종일 양조에 힘써준 끽비어컴퍼니 브루어팀 대용씨와 재성씨, 충원씨, 홍준섭 대표님 그리고 끽 크루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국내 홉 농업의 역사는 맥주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구한말 북한에서 재배하기 시작한 홉은 6.25 이후 남한에서도 재배되었으며, 1980년대엔 건화 기준 460톤에 달하는 생산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시대적인 배경과 생력화의 한계 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홉은 이땅에서 사라지고 국산 맥주는 전량 수입홉을 사용해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경북 의성의 홉이든 농장을 필두로 홉재배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호피홀리데이와 끽비어 컴퍼니를 통해 ‘의성라거’를 출시가 가지는 의미가 남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역에서 난 재료로 수제맥주를 만드는 일은 무척 흥미로운 일입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수제맥주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수제맥주는 단순히 음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맛과 풍미를 즐기고 맥주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며 나아가 디자인과 문화를 전파하는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성라거의 탄생으로 맥주 원재료의 국산화,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 증가를 통해 다시 한번 로컬을 돌아보며 삶의 쉼표를 가져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로컬은 당신에게 멀지 않습니다. 마시는 기쁨을 누리고, 로컬을 찾아 응원합니다. 수제맥주는 좋은 사람과 사람, 도시와 로컬을 이어줍니다.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서포트 로컬!